NEWS
EUROGLASS의 소식 및 국내외 TREND 정보를 한 곳에
[트렌드] 2025/2026 트렌드 이슈 분석_who am I?
- 작성일 : 2025-02-14
- 조회수 : 179
나는 누구일까?
작년 4월에 배포한 23~24 트렌드로 내세운 '시간'이라는 주제는 다양한 트렌드 분석 서적과 강의 내용에 다양하게 노출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다양한 분석과 데이터로 살아온 시대라면 코로나 이후 리셋되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된 세상을 향한 아기의 걸음마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는 본능에 따르고 있으며 분석보다 감각에 의존하고 있다. 겉모습뿐 아니라 실제 나이에서 최소 10년은 더 젊게 사는 시대. 지금의 청년 세대는 직업을 자신의 정체성이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현재 다니는 직장을 평생 다니거나 노후까지 책임져줄 거라는 생각은 청년세대는 물론 기성세대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나이만 생각해 보면 이루어내야 할 것들은 많은데 갈 길을 잃고 커다란 딜레마에 빠져있다. 우리는 사춘기에서 올법한 새로운 혼란과 정체성을 겪고 있다. AI로 가속화된 사회 속 자신을 책임질 사람은 자신밖에 없으며, 자신이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세상이다.
극단적 사회. 사라진 모든 것들에 대하여.
얼마 전 SNS에서 사진 한 장이 이목을 끌었다. 90년대 서울 홍대 거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인데 진짜 그냥 기다리고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계를 쳐다보거나 멍하니 땅을 보거나 주변을 관찰하거나 하는 모습이 현재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모두 휴대폰을 바라보는 모습과는 매우 대조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3초, 5초의 틈이라도 생기면 곧 바로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스마트폰 하나면 기다림의 지루함 따윈 쉽게 날려버릴 수 있는데 굳이 안 볼 이유는 없으니까. 인간은 역사상 최대의 정보를 매일 접하고 있지만 사상 최대로 무식(無識) 하다고 한다. 눈은 자꾸 높아지는데 똑똑하진 않다는 것은 최악이라 할 수 있다. 이 현상은 현재 '결핍이 없는 사회' 때문이라 할 수 있으며 경험과 시간이 너무 과하게 투자하거나 낭비되는 것을 말하고 있다. 결핍이 없다는 것은 이전에 비하여 월등히 편리만 해진 변화된 사회 구조에서 생긴 문제이기도 하며 작년 트렌드 주제로 '경험'과 '시간'에 대하여 언급했듯이 우리가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제로의 시대 브레이크 없는 내리막길. 소멸하는 대한민국
현재 대한민국은 '제로 사이다', '제로 콜라', '글루텐 프리' '0'이 붙은 '제로'의 시대이기도 하다. 공허한 마음을 먹는 것으로 해소하기엔 과한 칼로리가 걱정이 되므로 '제로'가 붙는 음식들을 섭취하고 채움으로써 비웠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위기 상황에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몇 명인가의 질문에 3~5명이라고 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없다.', '아무도 나를 잘 모른다.'라고 답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은 이미 인구 소멸의 단계로 들어섰고 통계청이 발표한 ‘장례 인구 추계’에 따르면 출산율이 '1' 이하로 떨어져 현재 평균 0.6명으로 OECD 평균 합계 출산율 1.58명보다 훨씬 떨어졌고 서울은 0.55까지도 떨어졌다. 이제 현실적으로 2000년~204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대학생 인구는 3분의 1이 감소할 예정이고 157개의 초등학교는 입학생이 없을 것이다. 2070년대에 이르면 대한민국의 평균 연령이 65세가 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어 실제 노동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게 될 것이며 지방 도시의 소멸은 예상이 아닌 '정해진 미래'가 되었다. 저출산율에 의한 인구의 부족은 나 외의 '모든 것'들이 점차 줄어들게 만들어 우리는 역사상 가장 자유롭고 가장 외로운 사회에 살아갈 것이다. 이제 우리 주변의 더 많은 것들이 사라져갈 것이다.
대한민국의 20대가 사라지고 있다.
그냥 쉬었다는 20대가 65만 명이 넘어섰다. 오래전 20대에는 '취업'이라는 것이 아주 당연한 인생의 순서였고 30대에 들어서서는 나와 함께할 누군가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이 다음 단계였는데 지금 20대를 둘러본다면 뭔가를 하기보다 준비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서'이다. 간단히 말해 내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본인의 눈높이는 최소 월급 400은 받아야겠는데 월 300만 원 수준이면 하향 취업보다 차라리 지원을 포기하거나 구직 연장 또는 쉬는 것을 선택하는 성향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른 사회 진출도 급격하게 늦어지면서 자산의 형성이 늦어지고 결혼의 구성 자체가 늦어지니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와도 바로 연결된다. 이전에는 20대에서 시작되었던 것들이 30대 초중반에 시작이 되어 출산율도 낮아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사회 현상이다.
채용을 하는 회사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신입 직원 10명 중에 8명 9명이 동기부여가 전혀 안 된다는 얘기를 한다. 애초에 회사라는 곳에서는 기본 성장을 하고 오랫동안 몸담고 일하거나 계속 좋은 데를 가기 위해서 노력해오던 곳이라 생각해왔다면 지금은 그 성장이 아니라 목표 자체를 회사 생활을 짧게 하고 그만두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얻는 굉장히 사회적 스트레스가 존재하고 하루의 1~2시간을 출퇴근으로 소비해야 하고 상사의 눈치도 봐야 되는 등 많은 20대들은 차라리 아르바이트가 났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2000년대생에 대해서 '디지털 ai 인간'이라고 정의 내리기도 하는데 ai도 아니고 그냥 인간도 아니고 디지털 ai 인간이라는 뜻은 쉽게 말해 인간이지만 원칙만을 따지는 AI 로봇과 같은 성향을 의미한다. 입력되는 0과 1이 중요하고 디지털에 매우 익숙한 세대이기도 하며 우리가 CHATGPT를 이용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프롬프트(Prompt/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AI 모델에게 주는 입력 또는 지시문)의 입력 자문인데 마찬가지로 질문의 내용과 요청 내용이 디테일할수록 좋은 답이 나오는 것은 연령대가 낮은 세대일수록 이와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재방송 드라마와 영화관에서도 한글 자막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정책적으로 작년 7월부터 유도하고 있다. 당연히 자막이라는 것이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자막 없이 한국 드라마나 콘텐츠를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게 말을 잘 이해를 못 한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상당한 오해가 생겨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니며 똑똑하다 멍청하다의 영역이 아닌 세대가 어려질수록 조금 더 합리적이 되어가기 때문에 생겨나는 '사회의 변화'이다. 이것이 자칫 세대의 갈등으로 잘못 해석될 수도 있으나 융통성의 비중이 크든 사회에서 다시 원칙과 규칙으로 흘러가면서 원칙의 세계에 좀 더 가까운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디지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세대와 '아날로그 사고방식'의 세대 결합에서 일어나는 서로 이해의 단계를 갖고 있는 시기라고 보면 되겠다.
소비의 방식 래칫효과 / 앰비슈머, 애매한 브랜드가 사라지고 있다.
우리의 하루에 커피는 빠질 수 없다. 점심은 굶어도 커피는 마셔야 하니까 다들 스타벅스를 찾고 그게 아니라면 더 비싸더라도 개인 브랜드 카페들을 찾기도 한다. 저가 커피의 대표적 격인 이디야가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던 때가 있었는데 가격이 애매하게 높아지면서 다른 저가형 커피 메가 커피 등의 시장 진입에 맥을 못 추고 있다. 가격 대비 고급화의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에 이러한 애매한 가격대의 브랜드들이 자리를 못 잡아가고 있는 극과 극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쉽게 말해 '소비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당장 햄버거 시장만 봐도 20년도 2조 9,600억에서 23년은 5조로 늘어난 가운데 고가 브랜드 파이브 가이즈, 쉐이크쉑, 프랭크 버거 등과 저가형인 모 브랜드 버거 등의 약진에 비해,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 매각 절차에 놓인 경우를 봐도 초고가 와 초저가만 나가고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 위기가 명확하게 보이고 있다. 또한 저가 항공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승객수를 앞질렀지만 비즈니스석은 3.5배가 늘었다는 사실로 보아 아예 싸거나 아예 비싸거나 둘 중 하나만 살아남고 가운데 브랜드가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번 늘어난 소비를 다시 줄이기 어려운 현상을 '래칫 효과'(단순히 스타벅스를 먹던 사람이 스타벅스의 금액이 오른다고 갑자기 메가 커피를 먹을 수 없다)라 불리며 여기서 특이점은 고가품만 사는 사람과 초저가만 소비하는 계층이 딱 양분화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는 가성비를 추구하다가 중요한 것에는 가격을 안 따지는 양면적 소비자를 뜻하는 '엠비 슈머'라는 단어도 떠오르는 단어이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 MZ 세대에 도드라지게 나타나며 언제 죽을지 모르니 한 달에 한 번이든 1년에 한 번이든 과감하게 내지르는 것을 커다란 기쁨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은 특히나 대한민국의 유행 추구 성향, 과시 소비 등 한국인만의 특징이기도 하며 이에 따른 프리미엄 시장은 계속 늘고 있다. 내 지갑 사정과 상관없는 소비의 극단화가 현재의 주변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의 브랜드는 한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분류가 되는 순간 시장 점유율로 싸우게 될 수 있으며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을 때 비로소 살아남을 수 있다. 이전에는 브랜드의 상품력, 개인의 능력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면, 기술의 발전이 수준을 상향 평준화 시키면서 상품과 개인의 능력에 진정성을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분류되지 않은 정체성은 고유함에서 출발하고, 고유함은 아주 오랫동안 자신의 것을 보여줘야 진정성의 영역에 도달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브랜드는 마케팅 활동을 많이 하지만 이를 다 엮어도 정작 히스토리는 되지 못하고 한 건의 이벤트로 끝난다. 서사는 컨설팅 회사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수많은 선택을 어떻게 쌓아가느냐가 핵심이다. 역사와 서사를 만들어야 진정 지속 가능하고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된다. 꼭 새로워야 할 필요는 없다. 브랜드도 사람처럼 필연적으로 나이를 먹는다. 이때 브랜드가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새로운 것에 손대는 것이다. 그렇게 브랜드의 뿌리와 동떨어지는 행보를 보이다 보면, 어느 순간 진정성이 동떨어져 버리게 된다. 뭔가 새로운 것보다는, 뭔가 신선한 것 브랜드가 낡지 않는 비결은 새로움이 아니라 신선함에 있다. 낡고 오래된 레코드와 LP가 MZ의 손에 트렌드가 되었듯 재해석, 재발견, 재정의가 필요하다. 나만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 비주얼만으로 설득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비주얼에도 이유와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바로 '나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우리의 삶의 틈사이를 메워가는 AI
현재 우리가 상상하는 영화에서의 그 AI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든 이슈가 AI를 관통하고 있다. 2024년 9월 10일 아이폰 16은 AI를 내세웠으며, 뉴스 AI 앵커, AI 소재 예능 프로그램, AI 로봇 택배, 우리가 매일 쳐다보는 유튜브마저도 AI는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open AI는 24년 3월 텍스트를 영상으로 바꿔는 SORA 발표하였고, 24년 6월에는 영상 촬영물을 실시간으로 보고 듣고 판단하고 말하는 GPT-4o을 발표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단순히 AI는 이제 돈을 버는 수단을 넘어 인간의 생존까지 깊숙이 관여하게 되어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 '의', '식', '주' 에 모두 AI가 아주 밀접하게 결합될 것이다. 디자인과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디자인, 제조, 구매 방식 등 사용자 환경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고객의 공간과 제품 사용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고객 맞춤형 디자인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목재,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등을 사용하여 자재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많은 자원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할 수도 있다. AI는 기존의 디자인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디자인을 생성하거나 색상, 공간배치, 재질 등의 요소를 최적화하여 초기 디자인 과정에서 시간과 리소스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한다. 이러한 기술은 UX, UI, 개발, 설계뿐만 아니라 가구, 모바일, 자동차까지 제조 생산 과정을 혁신적인 방식을 제안하여 산업에 더 깊이 침투되어 가고 있다. 그 밖에 기후 변화 대응, 스트리밍 서비스, 피트니스 플랜, 교육 및 광고 등 앞으로 AI를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우리는 아직 기술의 표면만 긁어냈을 뿐, 그 무한한 가능성으로 우리의 매일매일이 새로워지고 있다.
인간 활동의 최고위 단계인 '창작' 영역에 침범한 AI
인간 창의력의 정수를 따르는 문화 예술계도 AI는 예외가 아니다. 문화 콘텐츠 예는 이미 AI가 없어서는 안 되는 분야가 됐다. "AI는 결코 무한한 인간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휘하는 예술의 영역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던 많은 전문가의 예측은 빗나갔다. 미술계 일부는 AI가 빚어낸 작품을 소비하고 향유하는 마당마저 열고 있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신진 작가들과 관객들은 AI의 편의성과 탁월한 성능에 심취, 앞다퉈 관련 콘텐츠를 생산·소비하고 있다. AI 그림을 '작품'이 아닌 '제품'으로 폄훼하기엔 현재의 AI 미술 발전 속도는 가히 눈부시고 경이롭고 때론 무섭기까지 하다. 대중음악계의 변화도 무쌍하다. 김광석, 존 레넌 같은 고인의 목소리를 살려내는가 하면 유튜브에는 아이유의 목소리를 흉내 낸 AI 커버 곡이 등장한지 오래다. 이를 활용한 예능까지도 나오는 현실에 가끔 ‘현타’ 마저도 온다. 만화계에서는 이현세 작가가 44년간 창작한 만화책 4174권을 습득한 AI가 혼자서도 만화를 그려내는 'AI 이현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AI 콘텐츠에 저작권을 부여할 것이냐다. 미국에서는 AI로 만든 그림을 저작권청에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한 사례가 있으며, 또 다른 유형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만화를 대사와 구성 편집의 아이디어가 전적으로 작가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이유로 저작권을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도 유명 작가의 시를 AI가 학습하도록 하여 만들어낸 영상물을 2차 저작물이라고 주장하며 저작권 등록을 시도하다가 반려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전 세계 저작권 관련 분위기로는 상당히 제한적이고 보수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인듯하다. 분쟁 여지는 끊이지 않아 저작권의 범위 구획정리와 아울러 인간과 AI의 역할 범위를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해야 함은 분명하다.
가짜가 뒤섞인 세계에서 살아남는 수단
이미 온라인 플랫폼과 SNS 등에서 가짜 뉴스가 논란이 된 바 있으나, 생성형 AI를 통해 구현된 가짜 뉴스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고 강력하며 위협적이다. 현재 미국의 인기 팝 가스 테일러 스위프트의 페이크 동영상이 나돌거나 미국 펜타곤(the Pentagon : 미국 국방부 본부 청사를 가리키는 별칭)이 공격당하는 교묘한 가짜 뉴스가 AI의 손을 통해 세상에 암세포처럼 퍼지고 있다.최근 국제학업 성취도 조사에서 디지털 정보의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학생이 oecd 회원국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에릭 슈미트 구글 전(前) CEO도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 CEO 카운슬서밋 행사를 통해 "AI는 실존적 위험"이라며 "AI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으며 비영리단체인 ‘AI 안전 센터’는 “AI로 인한 (인간) 멸종 위험을 줄이는 것은, 전염병이나 핵전쟁 같은 다른 사회적 규모의 위험과 함께 전 세계적인 우선순위로 다뤄져야 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AI의 공포가 지나치게 과장됐으며,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진화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하며 AI 기술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전술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여론도 존재는 하지만 AI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만큼 관련 법규와 인식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특히나 디지털 세계에 신뢰의 여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정보가 가득히 퍼지면서 우리가 지닐 인간으로서의 의식과 사고, 주관, 존엄성, 정체성은 더더욱 중요한 영역이 되었으며 나 홀로 가 아닌 인간과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 또한 AI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인간, AI에 휘둘리지 않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가치 있는 인간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가 진짜가 되는 법
2008년만 해도 백대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 바라는 일곱 가지 능력 중에 ‘전문성’을 1~2위로 쳤다면 2023년이 넘어 가면서 전문성은 일곱 가지 중에 6위로 내려앉았다. 반면에 소통과 협력을 잘하는 사람인지가 세 번째로 중요하게 보는 항목으로 올라섰다. AI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해질 거라는 미국 스탠퍼드의 연구가 있는데 직업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AI, 산업용 로봇 그리고 소프트웨어들 등으로 얼마나 대체되기 쉬운 유형인가 분석하였더니 결국 일이 반복적이지 않고, 딱 규칙화하기 어려운 영역이 AI 대체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본 커뮤니케이션, 친화력, 협상력, 설득력 등) 반면에 지금까지 우리가 보통 "똑똑하다", "공부 잘한다"라고 얘기하는 자질이나 분석력이 중요한 일은 AI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다른 사람과의 소통 능력이 좋은 사람들에게 유리한 일자리가 10여 년 전에 비하여 1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었고 이 점은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으로 나타나며 AI 발전과 함께 더욱 가속화될 분위기다.
집중력 3초의 시대 같은날은 단 하루도 없단걸 깨닫기
대한민국은 OECD 평균보다 많은 시간을 일을 하긴 하지만, 근무 시간도 많이 줄었고 여가 시간이 늘었다. 사실 삶의 질 자체는 올라간 게 맞다. 보통 사람이 남은 시간이 생기면, 소비할 거리를 찾게 되며 요즘 젊은 세대를 기준으로 '경험 소비'를 많이 하게 되는데 쉽게 말해, 딱 한 번의 경험을 위해서, 그 감정을 위해서 소비하는 패턴을 말한다. 우리가 팝업 스토어를 가면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재밌다는 느낌, 그 감정을 중요하게 보며 이색적인 카페를 가면 커피 맛도 있어야 하지만 인테리어가 주는 감정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1회 성을 위해 소비하는 시간에 비하여 만족도는 어떠할까? 알고리즘이 추천한 영화나 음악이 정말 나의 취향이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데이터라는 것은 모두에게 평등한 수치이다. 곧 평범하다는 것을 뜻한다. 모두가 가는 곳에 내가 간다고 특별하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냥 모두가 가 보는 핫플레이스를 찍은 평범한 1인일 뿐이다. 매일 보는 쇼츠도 ‘갓생(신에 가까운 초인적인 부지런함으로 살아가는 태도 혹은 루틴)’을 살고 있는 수많은 영상 속의 사람도 그냥 자극적인 콘텐츠의 소비일 뿐 이 시대에 내가 생존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물론 모든 것을 부정적인 소비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소비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은 이것을 소비하는 '나'이다. 지난 트렌드에 경험의 중요성을 피력하였고 그 이전에 휴식과 시간은 정말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줬다. 지나친 경험은 우리를 피로하게 만들며 과도한 휴식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나를 신뢰하기 위해 과정이 필요하다.
삶이란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다. 매일 자고, 밥을 먹는 행위가 평생 계속된다. 내 삶이 특별하지 않고,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새로움이 없기에 감정도, 인식도, 기억도 무뎌지고 그렇게 자기다움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어떠한 일을 처음 경험할 당시에는 분명 아주 새롭고, 너무 소중하고, 정말 감사하다고 느끼지만. 하루 이틀 한 달 1년 3년 10년이 반복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감각해져서 그 어떤 것도 음미할 수 없게 되며,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시들어간다. 근거 없이 무한정 자신만을 믿는 사람은 다양한 가짜 정보의 함정에 빠져 잘못된 상황을 인지하기 어려워하고 실패의 근거도 찾지 못한다. 수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여도 나는 즐거운지 아니면 왜 안 즐거운지의 판단 또한 흐려진다. 따라서 무의미한 일상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하고 새로운 일상으로 탈바꿈하기 까지 '나'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질문이 필요하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려가다가 이따금 말에서 내려 자신이 달려온 쪽은 한참 바라보았다고 한다. 말을 쉬게 하려는 것도 자신이 쉬려는 것도 아닌 행여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 봐 걸음이 느린 영혼을 기다려주는 배려였다고 한다. 수많은 콘텐츠의 홍수와 AI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된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속도의 경쟁에 미쳐있는 시대에 우리의 영혼도 뒤처져있는 것은 아닐까? MZ 세대, 잘파 세대라는 세대의 경계로 우리를 구분 짓고 꿈보다는 돈이 더 좋다는 세상에 과연 '나'는 어디에 속해있는 것일까? 세상에 신이라는 존재를 제외한다면 인간은 유일하게 대상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그러한 우리의 '이름'은 곧 어떠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지 이름은 합당한지, 옳게 적용이 되었는지, 나의 이름은 무슨 의미로 부모님께 받았을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게 굳이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중요하지 않나요?'라고 되묻고 싶다. 나는 어떠한 사람인 것가? 기업이든 브랜드든 사람이든 그게 무엇이든 이름이 부여된 존재는 이러한 것을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미로와 같이 복잡하고 무엇이든 눈 깜빡할 사이에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 오롯이 '나'로 존재하였을 때 '흔들리지 않는 나'는 그 어느 위치에서도 중심에 서 있을 것이다.
마치며
WHO AM I?
트렌드를 만들면서도 하루하루가 곤욕이었다. 매일 아침은 새로운 이슈로 나를 괴롭혔고 며칠을 모은 자료를 폐기하거나 쓰다 지운 글은 넘치고 넘쳤다. 과연 '트렌드'라고 하여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자료는 존재할 수 있을까? 어릴 적 학교에 나가면 드라마 얘기나 예능 프로그램 얘기로 떠들고 즐거워하고 공감하던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그 시절은 TV라는 매체를 통하여 CM송이나 카피, 전자 제품의 광고로 쉽게 소비자들을 소비시키고 현옥(?) 시킬 수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거의 같은 것들을 보고 자랐던 과거와 달리 AI 알고리즘은 더욱더 내가 보는 것과 남이 보는 것의 벽을 높여 놓았으며, 그로인해 각자의 세계관은 강해지고 특정한 유행을 설득시키는 것은 한참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올해의 팬 X 트렌드 컬러는 OOO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을때 크게 공감했었다면 지금은 '아 그런가?' 하고 대수롭게 넘어가 버리는.. 쉽게 소모되는 정보가 되어 가는 듯하여 안타깝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같은 카테고리의 사람들에게 설득을 성공하여도 정말 빠른 속도로 소모가 되고 또 마모가 되어 남을 따라가는 것은 무의미의 극에 달하는 듯하다. 이것은 단순히 남이 '빨간색'을 외칠 때 나는 '파란색!!!'을 외치라는 것이 아니다. 나의 '색'에 대한 '정체성'을 명확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드러내라는 것을 의미한다. 꾸준히 그리고 차곡히. 흔들리지 않는 '나'라는 중심이 높이 평가되는 시대가 왔다.
2025-26년 트렌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더 많은 이슈와 트렌드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트렌드 이슈 리뷰: EUROGLASS / 담당 김종윤 실장
*해당 실물 트렌드북은 150권 한정으로 건설사, 인테리어사 등 무료 배포용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